블록체인이 바꾸는 금융의 뒷면 ― 담보 관리의 효율화
블록체인 기술은 기존 금융 시스템에도 점차 침투하고 있습니다. 오래된 시스템과 법적 불확실성 같은 과제가 남아 있지만, 많은 금융기관들이 담보 관리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블록체인 도입을 적극적으로 시도하고 있습니다.
담보 관리는 금융 거래 시 제공되는 자산을 모니터링하고 관리하는 과정입니다. 그러나 현재는 시스템이 분산되어 있고, 실시간으로 자산 현황을 파악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블록체인을 도입하면 비용 절감, 자본 최적화, 업무 효율성 향상 등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블록체인이 가져오는 새로운 효율성
예를 들어, 하루 약 1,000억 달러 규모의 레포(Repo) 거래를 수행하는 글로벌 은행은 담보 최적화와 결제 속도 개선을 통해 연간 1억5천만~3억 달러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고 합니다. 이는 자본 활용의 효율화, 거래의 신속화, 운영비 절감에 따른 효과입니다.
현금이나 국채 같은 금융 담보는 거래 상대방의 신용 위험을 낮추고 유동성을 확보하는 데 필수적입니다. 그러나 기존의 담보 관리 방식은 결제가 T+1(하루 이상 소요)로 지연되거나, 시차와 분산된 보관 기관으로 인해 운영 리스크가 높아지는 문제가 있습니다.
블록체인을 활용하면 자산을 실제로 이동시키지 않아도 분산원장상에서 즉시 소유권을 이전할 수 있어 거래 속도가 크게 향상됩니다. 그 결과, 여유 담보를 보유할 필요가 줄어들고 자본을 보다 기민하게 운용할 수 있게 됩니다.
투명성 향상과 글로벌 동향
이러한 변화는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2025년 8월, JP모건은 자사의 블록체인 기반 계좌 시스템인 “Kinexys Digital Payments”와 담보 관리 플랫폼 “HQLAX”를 연동한 실시간 레포 거래 솔루션을 출시했습니다. 이를 통해 국채 등 고품질 자산을 여러 분산원장 기술(DLT) 간에서 즉시 담보로 활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홍콩에서도 자산의 토큰화 및 담보화를 위한 블록체인 인프라 구축이 진행 중입니다. 2025년 10월, 홍콩 입법회는 공식 성명을 통해 “블록체인은 금융 거래와 비즈니스 운영의 많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밝히며, 디지털 인프라 개발을 핵심 정책으로 선언했습니다.
블록체인의 변조 불가능한 공유 원장은 담보 거래의 모든 과정을 기록하고, 모든 참여자가 동일한 정보를 공유할 수 있게 합니다. 이를 통해 투명성과 신뢰성이 높아지고, 금융기관 간 협력도 강화됩니다.
토큰화를 통한 자본 효율성 제고
자산을 블록체인상에서 디지털화(토큰화)하면 채권이나 펀드 같은 전통적 자산을 실시간으로 재배치하고 활용할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과잉 담보 보유가 줄어들고, 금융기관은 필요한 시점에만 자산을 운용할 수 있게 됩니다.
2025년, 미국의 증권결제기관 DTCC는 “Digital Securities Management(DSM)”라는 토큰화 플랫폼을 도입했습니다. 이를 통해 스테이블코인, 채권 등 디지털 자산을 즉시 결제(Atomic Settlement)할 수 있는 환경이 구축되었습니다.
남은 과제와 향후 전망
한편, 국가별로 디지털 자산 및 분산원장 기술(DLT)에 대한 규제가 통일되어 있지 않아, 국제 거래에서는 법적 불확실성이 여전히 존재합니다. 또한 자산 보관(커스터디)을 위해서는 암호키의 안전한 관리가 필요하며, 기존 중개기관을 대체할 새로운 구조가 요구됩니다.
블록체인의 높은 투명성은 개인정보 보호 문제도 동반합니다. 이에 따라 금융기관들은 ‘영지식증명(Zero-Knowledge Proof)’이나 ‘보안 다자 계산(Secure Multi-Party Computation)’과 같은 기술을 활용해 투명성과 프라이버시의 균형을 맞추려 하고 있습니다.
블록체인을 활용한 담보 관리 혁신은 아직 초기 단계지만, 금융 효율성과 신뢰성 향상 측면에서 향후 핵심 기술 중 하나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높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