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 사상 최고치 경신 ― 연준 금리 인하 기대와 미국 금융 불확실성 부각
금 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가능성과 중앙은행 향후 정책에 대한 우려가 다년간 이어진 금 가격 상승세에 새로운 모멘텀을 제공했다.
9월 2일 아시아 조기 거래에서 즉시 인도용 금은 온스당 3,508.73달러까지 상승하며 4월 기록을 넘어섰다. 이날까지 2025년 금은 이미 30% 이상 상승해, 대표적인 고수익 상품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금은 정치적·경제적 불확실성 속에서 전통적 안전자산으로 인식되며, 금리가 낮은 환경에서 특히 수혜를 받는다. 올해 금값 상승은 투자자들이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글로벌 무역 분쟁 등 시장 변동성으로부터 안전을 찾는 경향이 강화된 결과이기도 하다.
트럼프 대통령의 연준에 대한 공격적 발언은 투자자들에게 또 다른 경고 신호로 작용하고 있다. 중앙은행의 독립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달러 등 미국 자산에 대한 신뢰가 약화될 수 있다는 점이 투자 심리를 자극하고 있다.
최근 금값 상승은 9월 중 연준의 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한 기대에 힘입은 것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신중하게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둔 발언이 시장에 반영됐다.
특히 9월 5일 발표 예정인 미국 고용지표는 노동시장 둔화 신호를 보여줄 가능성이 높아, 금리 인하 기대를 뒷받침할 전망이다. 금과 같은 귀금속은 이자를 지급하지 않지만, 금리 인하와 경제 불확실성 속에서 안전 자산으로서의 매력이 한층 부각되고 있다.
금의 안전자산으로서 매력
정치·경제적 불확실성이 높아질 때, 금은 오랜 세월 ‘안전자산’으로 투자자들에게 선택되어 왔습니다. 운반이 쉽고 어디서든 판매 가능한 고가 상품이기 때문에, 혼란 속에서도 안정감을 제공합니다.
그러나 유명 투자자 워렌 버핏은 금을 “수익이 없는 자산”이라고 부르며, 2011년 버크셔 해서웨이 주주서한에서 “금 1온스를 영원히 가지고 있어도 결국 1온스 그대로다”라고 언급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무역전쟁 확대, 기록적인 미국 부채 수준, 연준(Fed) 독립성 침해 우려 등으로 투자자들은 금으로 피난처를 찾고 있습니다.
ETF와 금 가격 상승
2025년 투자자들은 금에 기반한 상장지수펀드(ETF)에 대거 투자했으며, 블룸버그 데이터에 따르면 9월 초 기준 보유 잔액은 2023년 6월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이러한 수요 증가로 금은 2025년에도 가격 기록을 갱신하며, 2024년부터 이어진 급등세가 지속되고 있습니다.
금이 안전자산으로 여겨지는 이유
현대 투자자에게 금은 본질적 효용보다는 안정성과 유동성이 주요 매력입니다. 시장 혼란기나 인플레이션 시, 통화가치가 하락할 때 자산을 지키는 수단이 됩니다. 특히 미국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으로 물가 상승 우려가 커져 금 수요를 끌어올리고 있습니다.
금은 이자를 발생시키지 않기 때문에, 저금리 환경에서는 보유 기회비용이 낮아져 더욱 매력적으로 보입니다. 또한, 달러와 국채의 신뢰성이 흔들릴 때 금의 안전자산 지위는 강화됩니다. 역사적으로 금은 미국 달러와 반대로 움직이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달러가 약세일 때 금은 다른 통화 보유자에게 상대적으로 저렴해집니다.
문화적 배경과 물리적 수요
금 소유는 인도와 중국 문화에 깊이 뿌리내리고 있으며, 주얼리나 금괴 등은 세대를 이어 번영과 안전의 상징으로 사용됩니다. 인도 가정은 약 25,000톤의 금을 보유하며, 미국 포트녹스 금고의 5배 이상입니다. 금융시장 투자자 관심이 줄면 주얼리 및 금괴 구매자가 가격 하락을 방지하는 역할을 합니다.
중앙은행의 구매 지원
2024년 이후 중앙은행의 대규모 구매도 금 가격 상승을 뒷받침했습니다. 특히 신흥국은 달러 의존도를 줄이고 외환보유고를 분산하기 위해 금을 매입합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중앙은행의 매수 속도는 두 배로 증가했으며, 2024년에는 3년 연속 1,000톤 이상을 구매했습니다. 중앙은행은 지금까지 채굴된 금의 약 5분의 1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가격 상승 억제 요인
2024년 초 이후 금 가격은 거의 지속적으로 상승했지만, 투자자들이 차익 실현에 나서면 조정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또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완화나 러시아·우크라이나 평화 합의가 체결되면 가격은 하락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하지만 중앙은행이 금 보유량을 줄이지 않는 한, 큰 폭의 하락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입니다.
금 보유의 주의점
금은 물리적 자산이므로, 보관, 보안, 보험 비용이 발생합니다. 금괴나 동전을 구매할 경우, 현물 가격보다 프리미엄이 붙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또한 지역별 가격 차를 이용한 차익거래가 이루어집니다. 2025년 초, 트럼프 관세 우려로 뉴욕 선물가격이 런던 현물가격보다 크게 높아진 사례가 있었습니다. 최종적으로 관세 면제 발표로 차익거래는 수렴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