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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패밀리오피스 유치 가속 ― 세제 혜택·투자이민·인재육성 중심의 새 전략 발표

2025년 10월 8일, 홍콩 재무국의 크리스토퍼 허이(Christopher Hui) 장관은 Raffles Family Office Annual Forum에서 패밀리오피스(Family Office) 유치 정책의 전면 개편을 공식 발표했다.

홍콩 정부는 2028년까지 220개 이상의 신규 패밀리오피스 설립 또는 확장 지원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이는 “아시아를 넘어 전 세계 자산가의 중심지로 도약하겠다”는 명확한 전략 선언으로 해석된다.

이미 홍콩은 전년도 목표였던 200개 패밀리오피스 유치를 조기에 달성했으며, 현재 약 2,700개의 싱글 패밀리오피스(Single Family Office)가 활동 중이다. 이를 기반으로 홍콩은 세제·이민·인재육성의 3축을 중심으로 글로벌 자산가와 운용사의 새로운 금융 허브로 부상하고 있다.

제도 개편의 핵심 ― 세제 혜택, 투자이민, 신자산 확대

1. 세제 인센티브 확장: FIHV 면세 범위 확대

홍콩 정부는 Family-Owned Investment Holding Vehicle(FIHV)을 통한 투자에 기존의 법인세(Profits Tax) 면제 혜택을 유지하면서, 적용 범위를 기존 금융자산에서 신흥 자산군으로 확장할 방침을 밝혔다.

장관은 “패밀리오피스가 세금 제약 없이 전략적으로 자원을 배분할 수 있어야 세대 간 자산 승계와 사회적 임팩트 투자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새로운 개정안에는 프라이빗 크레딧(Private Credit), 탄소배출권(Carbon Credits), 디지털 자산(Digital Assets)이 면세 대상 자산으로 추가될 예정이며, 이는 2026년 상반기 입법회에 제출될 예정이다.

이 조치는 단순한 세금 감면이 아니라, 패밀리오피스들이 상장주식·ETF 등 공개시장 중심의 수동적 투자에서 벗어나 프라이빗에쿼티·공동투자·직접투자 등 비상장자산 중심의 포트폴리오 재편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다.

2. 투자이민 제도 강화: CIES를 통한 거주권 부여

홍콩의 Capital Investment Entrant Scheme(CIES) 역시 이번 개편의 핵심 보완 대상이다. 해당 제도는 HK$30 million(약 미화 385만 달러) 이상을 홍콩 내 주식·채권·자산에 투자한 외국인에게 거주 자격을 부여하는 프로그램으로, 2025년 3월 개정 이후 다음과 같은 완화가 이루어졌다.

자산 평가 규정 완화 및 가족 공동자산 인정, 부동산 투자 상한 상향, 완전소유 법인을 통한 간접투자 허용, 평가 기간 단축 및 투자유형 다양화 등이다. 이 제도는 세제 감면과의 시너지로 작용하며, 해외 고액자산가의 홍콩 진출을 촉진할 주요 인센티브로 자리 잡고 있다.

3. 인재 및 생태계 육성: ‘지속가능한 허브’로의 진화

홍콩 정부는 제도적 유인책 외에도 패밀리오피스 산업의 전문인력 육성과 생태계 구축에 힘쓰고 있다. 2023년 설립된 Hong Kong Academy for Wealth Legacy는 지금까지 3,000명 이상의 자산가 및 차세대 리더가 참여한 20회 이상의 세션을 진행했다.

이 기관은 자산승계, 투자 거버넌스, 리스크 관리 교육을 통해 패밀리오피스 산업의 지식·인재 기반 생태계를 강화하고 있다.

홍콩과 싱가포르 ― 경쟁에서 ‘보완’으로

싱가포르는 오랫동안 13O·13U 제도를 중심으로 아시아의 대표적 패밀리오피스 허브로 자리해왔으나, 최근에는 높은 진입 자본 요건과 강화된 거주 요건으로 인해 일부 자산가들이 홍콩으로 이동하는 추세가 관찰되고 있다.

반면 홍콩은 영토 과세(Territorial Tax) 체제를 유지하며, 해외에서 발생한 소득·배당·자본이익에 대해 비과세 원칙을 적용한다. 또한 중국 본토와의 지리적 근접성, 외환 자유도, 영미법 기반의 법률 시스템, 발달된 자본시장 인프라를 바탕으로 ‘중국-아시아-유럽을 잇는 금융 네트워크 허브’로서의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결국 두 도시는 단순한 경쟁 관계가 아닌, ‘안정성과 신뢰성의 싱가포르’와 ‘세제 효율성과 글로벌 연결성의 홍콩’이라는 상호보완적 생태계로 발전 중이다.

아프리카까지 확장되는 글로벌 금융 네트워크

이번 포럼에서는 르완다 재무·경제기획부 장관 유수프 무랑과(Yusuf Murangwa)가 연사로 참석해 “홍콩은 아프리카를 세계와 연결하는 관문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는 홍콩이 중국-유럽-아프리카를 잇는 다차원적 금융허브로 확장하려는 전략적 의도를 보여준다.

또한 홍콩 정부는 내년에 ‘Wealth for Good in Hong Kong Summit’을 다시 개최할 계획을 밝혔으며, 이를 통해 패밀리오피스·프라이빗뱅킹·자산운용기관 간의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할 예정이다.

‘법·세제·인재’ 3축으로 재도약하는 홍콩

이번 2025년 10월 8일 발표는 단순한 인센티브 조정을 넘어, 홍콩이 다시금 ‘글로벌 패밀리 자산의 관문(Gateway)’으로 복귀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세제 혜택, 투자이민, 인재 육성이라는 3대 전략을 동시에 강화한 이번 개편은 단기 정책이 아닌 중장기 산업 전략으로 평가된다.

홍콩은 이제 단순한 오피스 허브를 넘어, 세대 간 자산 승계·ESG 투자·글로벌 자산운용의 교차점으로 진화하고 있다.